내 인생 첫 번째 점집이었던 대구 연화신당 선생님과의 상담 이후 나는 평소 미신이라면 질색하던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신점 관련 정보를 찾아보곤 했다. 그러던 와중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 덕분에 발견한 한 무속인 채널 영상 속에서는 정말 놀라운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바로 전국 각지 무당집을 돌아다니며 신령님들께 기도를 드리는 굿당기도라는 행사였는데, 이를 통해 각 지역마다 다른 기운을 받아올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러한 굿당기도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인터넷 검색으로는 도무지 답을 찾을 수 없었던 나는 답답한 마음에 무작정 서울 근교 용하다는 점집을 수소문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연화신당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다. 예약 당일 떨리는 마음으로 신당에 들어섰다.
그리고 잠시 후 그토록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 저 혹시 굿당기도 갈 수 있나요?" 그러자 선생님께서는 흔쾌히 허락하셨다. 다만 조건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최소 3개월 이상 꾸준히 방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야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말씀과 함께. 솔직히 말하자면 난 반신반의했다.
그저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찾아간 건데 갑자기 이렇게 큰돈을 써도 되나 싶었다. 물론 돈이야 나중에 벌면 그만이지만 왠지 모르게 망설여졌다. 그렇지만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니 일단 해보자는 심정으로 카드를 긁었다. 그러고 나서 며칠 뒤 드디어 대망의 굿당기도 날이 다가왔다.
새벽 일찍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본격적으로 의식을 치르기 시작했다. 먼저 부정풀이를 하고 산신제를 지낸 다음 산신기도를 드렸다. 마지막으로 용궁기도를 끝으로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이날 하루 동안 무려 7시간 넘게 진행된 터라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만큼은 또렷했다. 뭔가 알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날 밤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도 쉽게 잠들지 못했다. 눈을 감으면 눈앞에 아른거리는 광경 탓에 좀처럼 잠들 수가 없었다. 심지어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또다시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지금 돌이켜봐도 참 신기한 경험이었다. 요즘 들어 일이 너무 안풀려서 답답한 마음에 용하다는 점집을 찾아봤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집 근처에 괜찮은 곳이 있다고 하여 예약 후 찾아갔다. 상담료 5만원을 지불하고 한참을 기다렸는데도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다. 답답해서 언제쯤 말씀해주시냐고 여쭤보니 그제서야 내 이름과 생년월일을 물어보셨다. 그러더니 갑자기 나보고 신기가 있다며 앞으로 3년 동안 큰 운이 들어올거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셨다. 나는 긴가민가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적이라도 써야 하나 싶어 가격을 여쭤봤더니 무려 100만원이었다.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만약 정말 신내림을 받은 무당이라면 당연히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굿을 하거나 부적을 쓸 의향이 있었지만 왠지 모를 찝찝함이 계속 남아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정작 궁금한 질문들은 전혀 하지 못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다른 사람들한테도 똑같이 말하는 흔한 레퍼토리라고 한다. 괜히 헛걸음만 한 셈이다. 혹시라도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있다면 반드시 주의하길 바란다. 몇 달 전 친구로부터 소개받은 사주 카페에 다녀왔다. 원래 미신 따위는 믿지 않는 성격이지만 워낙 잘 맞춘다고 소문이 자자하길래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방문했다. 도착하자마자 음료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기다렸다. 잠시 후 선생님께서 들어오셨고 본격적인 상담이 시작되었다. 먼저 태어난 날짜와 시간을 물어보시더니 종이에 한자를 적으며 풀이를 해주셨다.
중간중간 이해하기 쉽게 설명도 덧붙여주셔서 어렵지 않게 알아들을 수 있었다. 대략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는데 신기하게도 지금 겪고 있는 고민거리나 어려움을 정확히 짚어내셨다. 덕분에 답답했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물론 모든 내용이 정확하다고 볼 순 없지만 적어도 인생 전반에 대한 흐름만큼은 제대로 짚으신 것 같다. 아무튼 이번 경험을 계기로 맹신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끔 재미 삼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